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20220131

반응형

본가에 왔다. 오늘 길에 둘째가 토를 했다. 차 안에서 귤이며 주스며 많이 먹기도 하고, 히터를 너무 틀어둬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미안한 마음에 서둘러 차를 달렸다. 다행히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고 잘 웃고 밥도 잘 먹고 잘 자줘서 고마운 마음이다.

 

어머니가 해 주신 음식은 참 맛있다. 그리고 먹다 보면 살이 찔 수밖에 없는 음식들로 가득하다. 나물 비빔밥에 여러 종류의 전과 탕국까지 곁들여 먹으면 배가 가득 찬다. 밥을 잔뜩 먹고 나서 바로 과일을 깎아 먹는다. 오늘은 유과와 강정까지 있다. 이렇게 또 앉아서 후식까지 먹고 나면 건강을 해치지는 않을까 심히 걱정이 된다. 매년 그런 생각을 하고, 일 년에 한두 번 있는 명절인데 뭐 어떻냐고 합리화를 한다.

 

그게 문제다. 매년 추석과 설 명절이 있고, 우리 네 가족의 생일이 있고, 부모님 생신, 장모님 생신이 있다. 거기다가 회사에서는 한 달에 한 번꼴로 회식이 있고, 그룹 회식은 격주에 한번 꼴로 있다. 친한 회사 동료들과의 모임은 거의 매주 한번 정도 하고 있고, 대학교 친구들과의 모임은 분기에 한 번 있다. 고등학교 친구들 모임은 일년에 한번 있다. 주말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서 외식을 하든지 집에 있는 날에는 음식을 배달시켜 먹기 일쑤다.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하면 나는 일주일에 한두 번 꼴로 과식(과음 포함)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운동량은 현저하게 줄었다.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자전거로 출근을 해 왔는데 그마저도 지금은 춥다는 핑계로 하지 않고 있고, 회사 헬스장에도 한두 번 가다가 감기에 걸려서 한동안 이용하지 않았다. 집에서는 홈트를 하겠다고 이것저것 사놓긴 했으나, 역시 비싼 게 더 좋은지 소파 위에 앉아 있는 시간이 어찌 그리 행복한지..;; 홈트를 할 수 없는 큰 외부요인도 있다. 나는 누워서 이리저리 스트레칭하고 플랭크나 팔굽혀펴기 같은 운동을 좋아하는데 내가 엎드리기만 하면 두 아이가 내 등위에 올라온다. 별안간에 나는 말, 개구리, 우주선이 되어서 아이들을 태우고 이리저리 다녀야 하는 운명에 처한다.

 

참...

 

길고 긴 변명을 늘어놓는다. 모든 것은 나의 의지박약에서 비롯된 것이며, 마음을 굳게 먹고 습관을 바꾸면 될 일인데.

어느새부턴가 내가 내 몸을 마구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현명하지 않은 나 때문에 오랜 시간 몸으로 때우는 고생을 많이 했던 내 몸에게 마흔이 다 되어 가는 이 나이에 제대로 챙겨주질 않고 있으니 미안할 따름이다.

 

 올해는 건강에 대해서 조금 더 신경을 쓰기로 하자. 조금 덜 먹고, 아침저녁으로 조금 더 움직이도록 하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