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s of Convenience 썸네일형 리스트형 20210511 Kings of Convenience - Rocky Trail 아내가 좋아하는 가수들은 온통 내가 모르는 이들뿐이다. 9년의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지만 부부가 되어 함께 살아가는 건 마치 아내의 낯선 playlist를 듣는 것과 비슷한 느낌일테다. 사람들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여러가지 것들에 대해서 무심했던 것이 문제가 아닐까?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고, 내 삶에 그 '여러가지 것들'까지 살뜰히 챙길 여유가 없었다. 차라리 게을렀다고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맛난 음식을 찾아서 먹어보고, 좋아하는 음악을 밤새 들어도 보면서... 그렇게 나를 다독이며 내 날들을 쌓아가지 못했다. 그저 하루하루를 급급히 쳐낸 뒤에 마음속 To Do List 왼쪽 □에 ∨ 표시만 해왔다. 겉은 그럭저럭 모양새를 갖춘듯한데 마음속은 회반죽 줄눈 미장이 덜 된 벽돌집 모지리가 된..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