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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되지 않은 생각

20210728 여름휴가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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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여름휴가가 끝나고 있다. 여느 여름휴가 때와 마찬가지로 가족과 함께 이리저리 다니다 보니 벌써 마지막 날이 되었다. 언제나 그렇듯 쉬는 날의 끝은 호텔 체크아웃 시간만큼이나 빨리 다가온다. 충북 보은에서 사흘, 서울랜드 하루, 강원 양양에서 이틀을 보내고 집에 돌아왔다. 몸이 이곳저곳 쑤신다. 하루라도 내게 혼자만의 시간을 주고 싶어서 집 근처 도서관에 왔다. 코로나로 거리두기도 제법 잘 시행되고 있다 보니, 여느 때보다 널찍한 자리를 혼자 쓸 수 있게 되었다. 아무 책이나 집어 들어 읽기 시작했다. 역사책, 인도 관련 책, 뉴욕 지하경제에 대한 책 이것저것 읽었다. 자리에 엉덩이를 오랫동안 붙이고 앉아 있으려니 처음에는 좀이 쑤시다가도 곧 적응했다. 마음이 편안해진다. 회사 업무, 아이들, 부동산, 주식, 캠핑,,, 평소에 나를 번아웃시키는 여러 요소들을 일시적으로나마 제외해버렸다. 몇 시간 뒤면 다시 마주칠 일들이지만 잠시나마 머리를 비웠다. 한여름 폭염으로 달궈진 몸속이 도서관 에어컨 바람에 식어가면서 머릿속도 식어감을 느낀다. 2021년의 절반이 넘게 지나갔다. 큰 아이의 유치원 입학 외에는 달리 큰 사건 없이 한 해가 흘러가고 있음에 감사한다. 잘 살았냐고 자문해본다.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나는 잘 살아왔다고 대답해도 될 것 같다. 나 자신에게 충실한 상반기였냐고 묻는다면 부끄러울 따름이다. 몸과 마음, 그리고 정신적인 측면에서 모두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지금 내 상황이 나를 극단적으로 변화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음을 알고 있다. 그렇다고 "뭐 어쩌겠어" 하고 지레 포기하기보다는 조금씩 개선해 나가길 원한다. 자전거 출근하기, 가끔이지만 Yes24 북클럽을 띄어놓고 책 읽기 같은 나를 위한 적은 시간들을 좀 더 챙겨나가려 한다. 자, 이제 집에 가서 애들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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