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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되지 않은 생각

20210802 열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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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

 

회사에 나가 일을 했고, 돌아와서는 아이들 밥을 먹이고, 함께 뛰어놀고, 씻기고, 재웠다. 묵은 하루를 씻겨내고 홀로 방안에 가만히 앉는다.

 

맥주 한 캔을 깐다. 맥주캔에도 내 이마에도 송글송글 열기가 맺힌다. 잠이 오지 않는 건, 아직 하루의 열기가 다 식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열기를 빼내려고 계속 들이켜본다. 열이 얼굴로 빠져나가고 있는 건지, 열이 더 차오르고 있는 건지.

 

어린 시절 처음으로 느꼈던 열대야를 기억한다. 강변 고수부지에서 은색 돗자리 하나에 온 가족이 앉아 있었다. 입에 하드 하나 물고서 좋아하던 내가 있었다. 아쉽게도 그때 부모님의 얼굴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도, 오늘의 나처럼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하루의 열기를 열심히 빼내려고 부채질을 하고 있지 않으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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