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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

[미국 고배당주] 버라이즌(Verizon Communications Inc.; V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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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배당주.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위험한 말이다. 어쩌면 존재 자체가 모순인 말이라 생각한다. 대체로 배당을 주는 기업은 성장성이 한계점에 다다라서 주주에게 안정적인 배당이라는 당근을 주는 것이다. 그런데 성장이 한계점에서 배당을 많이 준다면 기업은 어디서 대체 어디서 돈을 벌까?

 

미국 배당주들의 성향을 조금씩 보면서 내가 느낀 점을 적어본다.

1. 잘 나가는 기업(주가 성장성이 있는 기업을 말한다.)은 배당을 주지 않는다. 줘도 쥐꼬리만큼 준다. 왜? 그래도 우리네 주식을 가지고 있으려 할테니.

2. 코카콜라와 같은 Dividend King(50년 이상 매년 배당 증액) 기업들은 배당률이 2~4%/년 수준으로 안정적이다. 은행 이자보다는 많이 주지만 고배당이라 부를 만큼 매력적인 수치는 아니다. 물론 알트리아(Altria; MO)같이 거의 9% 수준에 육박하는 고배당주도 간혹 존재한다.

3. 기업가치가 급락한 기업들은 상당수의 고배당주인 것 같은 착시효과를 보인다. 예를 들어보면 엑손모빌, AT&T 같은 왕년에 잘 나가던 기업들이다.

 

아래는 엑손모빌 주가 현황이다. Forward Dividend & Yield란을 보면 3.48(10.42%)라고 되어 있다. 배당률이 연간 10.42%다. 왜 그럴까?바로 옆의 주가 차트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작년에 70달러 하던 주가가 폭락해서 33달러 수준으로 반토막 났다. 엑손모빌은 사실 5% 정도의 배당만 주고 싶었다. 그런데 주가가 빠졌다고 갑자기 배당률을 현실적으로 조정하게 되면 투자자들이 실망하게 되고 그럼 또 떠나게 되고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는 상황이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AT&T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내가 처음으로 미국 배당주 관련 책을 접했을 때, 대부분의 공동저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배당주가 바로 AT&T다. 미국의 통신 사업자, 즉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같은 기업이니 당연히 안정적인 투자처라 믿어 의심치 않았겠지. 나라도 그랬겠다 싶다. 하지만 지금 현실을 직시하고 주가를 보자. 연 배당률 7.69%는 거짓은 아니지만 고배당주는 아니다. 착시현상이다. 작년에 5%/년 수준의 배당을 받으려고 이 기업에 천만 원을 투자했다면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이다.

 

투자금: 10,000,000원(투자금) / 1,150원/$(환율) / 40$(주당 가격) = 217주 매입

배당수익: 217주 * 2.05$/주(연간 배당금) = 444$ (원화 약 51만원)

주가 하락에 의한 손실: (27.65$/주(현재 가격) - 40$/주(작년 가격)) *217주 = -2,680$ (원화 약 308만원)

 

257만원 손실을 보게 된다. 고배당이라는 착시에 속아 사면 이렇게 될 것이다. 그래도 엑손모빌이나 AT&T의 기업가치가 좋다고 생각해서 매수하고자 하면 사면된다. 하지만 난 이런 기업에 투자하기가 두렵다.

 

 

그럼 대체 어떤 주식을 사면 원금손실도 막고(오르면 더 좋고) 고배당도 노려볼 수 있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오직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기업의 객관적 지표(실적)를 살펴보는 것과 미래가치에 대한 주관적 판단, 두 가지뿐이다.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 (Verizon Communications Inc.; VZ)

 

1. 기업소개

 

미국 최대의 통신사업자. LTE망도 가지고 있고, 5G도 서비스를 하고 있다. 최근에 삼성전자가 5G 관련해서 버라이즌으로부터 수주를 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아이폰12가 출시되었다.(참고로 아이폰12는 5G폰이다.) 워낙 유명한 기업이고, 위키에도 잘 나와 있는 기업이라 간단히 소개했다.

 

2. 실적

 

아래는 '20.3분기 실적이다. 1~3분기 누계 기준으로 간략히 정리해본다.

 

매출액: 93,600mil.USD (원화 약 106조원)

영업이익: 21,618mil.USD (영업이익률: 23%)순이익: 13,630mil.USD (순이익률: 14.56%) 

 

 

작년 1~3분기 누계실적과 비교하면 아래와 같다. 매출도 좀 줄고, 이익도 좀 줄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한다면 이해할만한 상황이라고 판단된다. 망 통신사업자 특성상 통신망 확보에 초기 투자비가 막대할 것이고, 그에 따른 감가상각의 기간이 길 것이다. 고정비가 큰 장치산업적인 특성이 있지만, 소비자와 맞닿는 B2C의 비중이 큰 사업이므로 급격한 외부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내가 너의 매출 감소를 이해하마...;;;)

 

 

3. 배당

버라이즌의 오늘 주가 기준으로 주당 배당수익률을 확인해 보았다.

 

주가('20.11.6 현재 기준): 58.85$

배당액: 2.472$/주 (분기당 0.618$)

주당 배당률: 4.2%

 

 

 

 

아쉽게도 버라이즌의 올해 배당은 끝났다. 배당 받아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년 1월부터 배당이 다시 시작되므로 부모님 설 연휴에 용돈에 보탤 수는 있겠다.

 

연 4% 수준의 배당, 약간 주춤하지만 선방했다고 볼 수 있는 매출 실적, 5G 사업자. 버라이즌에 투자를 하게 된다면 이 세 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다음 포스팅에도 괜찮을만한 미국 고배당주로 글을 적어보려 한다.

 

 

* 새벽 1시 반에 잠에서 깼다. 좀 뒤척이다 잠 못 들 것 같은 밤이라 일어나 이 글을 끄적이다 보니 벌써 새벽 4시다. 간간히 둘째 뒤척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울 딸내미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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