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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되지 않은 생각

2022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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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낮, 첫째를 숲 체험활동에 보내주고 얻은 한 시간 삼십분의 자유시간. 이미 몸속에 들어온 카페인은 커피숍으로 향하는 내 발걸음을 막아선다. 책을 좀 읽어볼까 하는 마음에 도서관에 들어서자마자 오후 1시 방역시간이란다. 엄동설한에 갈 곳을 잃어버리고...

볕이 제법 드는 도서관 야외주차장에 다시 주차를 한다. 까치 몇 마리가 주차장 나무밑 누렇게 말라버린 잔디위에 서서 열심히 땅을 쪼으고 있다. 마치 나와 당신처럼... 밥을 하고, 설거지를 하고, 일터로 나가고, 애들 먹이고 씻기고 놀리느라 바쁜 까치처럼. 아니 말라버린 잔디처럼.

좀 더 멀리 보고싶어도 내 앞에는 주차된 차들과 왕복 6차선 도로와 가끔 술 한잔 걸치던 상가 건물들, 빼곡히 들어선 아파트로 가득 차 있다. 내 눈을 멀리 두고 싶지만, 내 앞에 산적한 모든 것들은 위험이며, 넘어야 할 산이며, 모기지를 30년 잡고 원리금을 갚아나가야 할 현실이다.

내 선택에 의한 삶의 터전인데 어쩌겠냐마는,

다만, 아파트 숲에서 나고 자란 우리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자연을 만나고 마음껏 숨을 쉬고 숨이 차오르만큼 뛰어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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