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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되지 않은 생각

20210707 날은 더운데, 열기가 식어간다. 정신을 못차리겠다. 주말이면 캠핑장이나 놀이동산으로 이곳저곳 다니고 있고, 주중에는 하루 이틀 회사 동료들과 술자리가 있다. 그 와중에 회사 미결업무는 산길의 돌탑처럼 차곡차곡 쌓여만 가고 있다. 초여름까지는 그나마 꾸준히 해오던 영어수업도, 미국 주식 관련 포스팅도 점점 열기가 식어만 간다. 게다가 장마까지 시작되어 내 유일한 운동인 주 2~3회 자출 또한 멈춰버렸다. 애들 재우다 잠들어 버리면 되려 새벽잠을 설칠까 졸린 눈을 껌뻑이며 TV를 보다가 핸드폰을 보다가 자정이 넘어서야 겨우 잠이 든다.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혼자 있을 시간은 없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하루, 아니 반나절만이라도 공원 벤치에 앉았다 누웠다 하고 싶다. 당연히 핸드폰은 두고 가야겠지. 굳이 책을 꺼내어 읽지 않아도 좋지만 메모.. 더보기
얀센 백신 후기 얀센 백신을 맞았다. 후기를 간략히 남긴다. 9:00 조금은 두려운 마음으로 평소 가던 내과에 갔다.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어르신들은 AZ인듯하고, 내 또래의 아저씨들은 얀센이겠지. 예방접종 문진표를 작성하고 차례를 기다렸다. 36.4도 9:15 내 차례가 왔다. 의사 선생님이 간단히 컨디션 관련 질문을 던지고, 나의 대답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왼쪽 팔뚝에 주사바늘이 들어옴을 느꼈다. 갑상선 항진증이 있어 반기에 한번씩 채혈을 하며 느낀 바가 있다. 이 병원 간호사님 주사 스킬은 최고다. 그래서인지 크게 아프지 않았다. 5분 정도 팔뚝을 누르고 있다가 타이레놀 하나 사서 집에 왔다. 11:00 통증이 있다기 보다는 약간 약에 취한 몽롱하고 기운이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소파에 누워 티비 채널을 돌.. 더보기
20210609 여름, 백신 등줄기로 땀이 흐른다. 마감기간이 코앞에 다가온 미결업무처럼 여름이 불쑥 찾아왔다. 아,, 나는 아직 봄을 위해 남겨둔 것이 많았는데... 좀 더 더워지기 전에 하고 싶던 일들이 제법 있었는데... 캠핑, 자출 창고 안에 있는 선풍기를 꺼내 날개를 닦고, 에어컨 필터를 청소할 마음 다잡을 며칠의 부족함이 아쉽기만 하다. 아직은 밤에 마시는 캔맥이 이리도 시원하면 안 될 것 같으면서도 자꾸 원하게 되는 날이다. 내일 오전 9시에 코로나19 예방접종을 하러 간다. 별일 없겠지 하면서도 괜히 긴장이 된다. JNJ의 주주로서 얀센의 백신을 맞는 것은 상호 신뢰의 표현인가? 참, 오늘 JNJ 배당도 들어왔다. 하필이면 오늘 아침에 네이버 기사에 미국에서는 얀센 백신을 안 맞으려 해서 유통기한 다 된 백신을 폐기해.. 더보기
20210513 Chaos = Cosmos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다. 술 한잔 했을 뿐인데, 우리 집 curfew가 20:00이라, 19:53분에 현관문도 열었는데, 내게 돌아오는 건 성난 사자의 포효, 단말마의 외침이 들린다. "이현이 기저귀 갈고, 재워!" 어찌어찌 이현이의 기저귀는 갈았는데 재우는 게 내 맘 같지 않다. 세상일이 다 그렇지. 엄마 찾는 본성을 막는 것은 죄악이다. "그랴, 자네 맘 먹은대로 햐." 나는 산뜻한 미제 Old Spice 데오드란트만큼이나 쿨내나는 아빠니까. 임무를 잊은 나는 내 갈 길을 찾는다. 칫솔을 입에 물고 샤워기를 온수쪽으로 가운데서 15도 정도 기울인다. 인생이란 게 50:50이 될 수 없단 걸 새삼 깨닫는 밤이다. 욕실 바깥 세상은 온통 Chaos다. 둘째는 엄마 품이 그리워 울부짖고, 첫째는 엄마를 놓.. 더보기
20210511 Kings of Convenience - Rocky Trail 아내가 좋아하는 가수들은 온통 내가 모르는 이들뿐이다. 9년의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지만 부부가 되어 함께 살아가는 건 마치 아내의 낯선 playlist를 듣는 것과 비슷한 느낌일테다. 사람들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여러가지 것들에 대해서 무심했던 것이 문제가 아닐까?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고, 내 삶에 그 '여러가지 것들'까지 살뜰히 챙길 여유가 없었다. 차라리 게을렀다고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맛난 음식을 찾아서 먹어보고, 좋아하는 음악을 밤새 들어도 보면서... 그렇게 나를 다독이며 내 날들을 쌓아가지 못했다. 그저 하루하루를 급급히 쳐낸 뒤에 마음속 To Do List 왼쪽 □에 ∨ 표시만 해왔다. 겉은 그럭저럭 모양새를 갖춘듯한데 마음속은 회반죽 줄눈 미장이 덜 된 벽돌집 모지리가 된.. 더보기